소음인

* 공모전 탈락한 시놉시스입니다. *

( 장르는 폴리사운드 액션 )



오소리는 최근 지방 소도시의 한 신축 아파트를 선분양받아 내집마련에 성공했다. 그러나 기쁨을 누리던 것도 잠시뿐. 윗집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하루도 편히 쉴 수가 없다. 여태까지는 윗집 남자의 진심어린 사과에 무안함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오던 오소리였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층간소음은 줄어들기는 커녕 커지기만 할 뿐이다. 층간 소음의 골든타임은 6개월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단단히 벼른 오소리는 오늘 아주 끝장을 볼 심산이다.

조용은 최근 지방 소도시의 한 신축 아파트를 선분양받아 내집마련에 성공했다. 그러나 기쁨을 누리던 것도 잠시뿐. 아랫집에서 매일같이 층간소음을 호소하는 통에 하루도 편히 쉴 수가 없다. 아랫집 여자가 다녀갈때마다 그의 집에는 하나 둘씩 소음 방지 물품들이 늘어만 간다. 큰 결심끝에 방음벽까지 설치했는데 그런 오늘마저 아랫집 여자가 찾아온 것 아닌가.

층간소음 소동을 결말 짓기 위해 조용의 집앞에서 대치하게된 조용과 오소리. 폭풍전야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오소리가 들었다던 굉음이 그들의 머리 위에서 들려온다. 조용의 집은 꼭대기 층, 위로는 옥상뿐이었다. 둘은 서로의 오해를 깨닫고 함께 소리의 정체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겪고 있는 건 오소리와 조용 뿐만이 아니었다. 거의 모든 입주민들이 그들처럼 소모적인 다툼을 반복하며 지쳐가고 있었다. 아파트 사람들이 겪던 층간소음은 다름아닌 부실공사로 인한 붕괴의 전조였던 것이다.

조용과 오소리는 입주민 회의를 소집하고 아파트 부실공사와 붕괴위험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려 한다. 하지만 공실률이 50퍼센트가 넘는 아파트의 입주민 수는 생각보다 적었고 입주민 간의 의견도 쉽사리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 일이 생각보다 미적지근하게 돌아가자 오소리는 우선 사건을 공론화해서 문제해결에 탄력을 얻고자 한다. 방송국, 신문사, 유튜브까지 가리지 않고 제보를 보낸끝에 드디어 공중파 뉴스에 짤막하게 보도되는 성과를 얻는다. 인터뷰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어떻게든 사건을 널리 알리려는 오소리와 다르게 조용은 소극적이며 아파트에 관심이 모이는 것을 꺼려하는 눈치다. 그런 조용에게 오소리는 크게 실망하고 배신감을 느낀다. 그 사이 입주민들의 의견은 아파트가 무너지기 전에 빨리 팔아치우자는 쪽으로 모이고 방송사에 제보한 오소리는 비난받는 처지가 된다. 게다가 전국에 하자있는 부실공사 아파트는 차고 넘치는 까닭에, 운좋게 보도되었던 뉴스는 어느새 관심도가 훨씬 높은 서울과 수도권내 아파트의 사례들만 집중보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시련은 오소리의 집념에 불을 붙이는 결과를 낳을뿐이었다. 오소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파트 시공사를 뒷조사하기 시작했고, 아파트의 부실공사는 건축규제를 풀어버린 정부 정책의 여파 뿐 아니라 지역 자체에 내재한 유서깊은 비리와도 관련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혼자 싸움을 지속하는 오소리를 보며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던 조용은 과거를 회상한다. 조용은 과거 ‘온 몸이 악기인 소년’으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던 스타였다. 그의 끼와 재능덕분에 가난했던 가족은 서울에 있는 아파트로 이사할 수 있었다. 아랫층 이웃은 조용을 살갑게 대하며 층간소음도 이해해주었다. 인기가 절정에 다다른 그 때, 조용은 납치당하고 만다. 납치범은 유난히 너그러웠던 아랫층 이웃이었다. 기러기 아빠였던 그는 해외로 음악 유학을 떠난 아들을 뒷바라지하고 있었지만 하던 사업이 망하고 말았다. 그는 비록 못난 아버지가 될 지언정 아들의 앞길만은 열어줄 생각으로 조용의 몸값을 노렸던 것이다. 다행히 납치는 미수로 끝났으나 믿었던 사람의 배신은 어린 조용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조용의 부모는 애를 돈벌이에 써먹다가 이 꼴이 났다며 서로를 탓하다 이혼하고, 조용의 엄마는 조용을 데려가며 앞으로는 눈에 띄는 일 없이 조용히 살아야한다는 말을 한다. 이 일 이후로 조용은 실어증을 얻고 극도로 소심한 남자가 되었던 것이다. 어떤 상황에도 꿋꿋이 목소리를 내는 오소리를 떠올리며 용기를 얻은 조용은 각성하여 다시금 ‘온 몸이 악기인 남자’로 부활한다. 오소리는 같은 시공사의 새로운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비리의 징조를 발견하고 현장을 몰래 촬영할 계획을 세운다. 지역 폭력배, 시청 주택과 고위공무원, 지역신문 기자등이 금품을 주고받고 계획을 의논하는 현장을 촬영하던 중. 오소리는 재난문자 알림이 울리는 바람에 들키고 만다. 위기의 순간 조용이 등장하고 오소리를 붙잡은 조직원들은 조용에게 맞을 때마다 심벌즈, 드럼, 트럼펫 등의 소리를 내며 나자빠진다. 오소리에게 다가온 조용은 영화 라붐의 한 장면처럼 방음 헤드셋을 씌워주고 그의 필살기 ‘맨몸 백파이프‘ 연주를 시작한다. 공교롭게도 그의 연주가 건설중이던 아파트의 고유 진동수와 일치하는 바람에 건물은 무너지고 조용과 오소리를 제외한 전원이 잔해에 깔려 사망한다.

며칠뒤, 조용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다. 형사가 진술서 작성을 위해 건낸 펜을 가만히 보던 조용은 진술대신 화려한 펜비트를 보여준다. 그는 경찰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뒤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다. 경찰서 앞에는 오소리가 마중나와있다. 악당들이 전부 생매장당한 이후에도 오소리와 조용의 아파트뿐 아니라 전국의 부실공사 아파트의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오소리와 조용은 전국 부실공사 아파트 주민 총 궐기대회를 열어 광화문을 행진한다. 선두에 선 조용과 오소리의 뒤로 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행진이 이어진다. 과거 ‘온몸이 악기인 소년’이었던 조용의 근황을 취재하러 온 유튜버에게 조용과 오소리는 ‘우리의 소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겠습니다. 투쟁!’을 외친다.